올해 한국 경제의 계기판에는 흥미로운 지표가 켜졌다. 집값과 예금이 쌍두마차처럼 끌어올린 가계 순자산이 일본과 영국을 앞지르며, 글로벌 자산 레이스에서 새로운 위치를 점하는 모습이다. 이 변화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자동차 시장과 소비의 엔진이 어떻게 다시 시동을 거는지, 그리고 이 흐름이 중장년층의 경제적 움직임에 어떤 속도를 부여하는지 살펴본다.
최근 발표된 ‘2024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는 한국 1인당 가계 순자산이 2억5251만 원(약 18만5000달러, 시장환율 기준)까지 상승했다고 전한다. 구매력 평가(PPP) 기준으로는 27만1000달러에 달해, 일본과 영국을 여유 있게 추월했다. 이 수치는 수치 그 자체로 의미 있지만, 자산 포트폴리오의 변화와 소비 심리의 전환이 중장년 소비자와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파급력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수도권 부동산과 현금, 자동차 시장에 미치는 파장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가계와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순자산 총액은 1경3068조 원. 이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은 ‘주택’이다. 수도권 집값의 가파른 상승이 중심축 역할을 했다. 수도권 주택시가총액이 전체 증가분의 91%를 차지하며, 수도권의 시가총액 비중은 68.7%까지 치솟았다.
금융자산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현금과 예금(5.1% 증가), 보험·연금(8.3% 증가)이 동반 상승하며, 가계 순자산 상승 흐름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전체 자산 중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50.9%, 현금·예금은 19.4%에 이른다. 이와 같은 자산 구조의 변화는 대형 SUV, 고급 세단, 친환경차 등 중장년층 선호 차종의 구매 여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비심리 회복, 자동차 산업에 긍정적 신호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최근 OECD가 발표한 ‘소비자 바로미터’에서 한국은 0.81로 33개국 중 1위를 기록했다. 이 지표는 소비자들의 경기 전망과 지출 의향을 한눈에 보여준다. 미국(0.68), 일본(0.32)을 뛰어넘은 수치다.
소비심리가 회복된다는 점은 자동차 시장에도 분명한 긍정 신호다. 최근 2분기 민간소비가 증가로 전환됐고, 정책 기대감과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가 이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곧 지급될 민생회복 지원금도 자동차 구매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 경제적 자신감이 높아진 35-60대 소비자들이 전기차, 하이브리드, 럭셔리 브랜드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높아졌다.
자산 증대 속 불확실성, 자동차 산업의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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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낙관만으로는 아직 이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한국 자동차 산업과 수출 전반에 새로운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2분기 수출이 반도체 중심으로 늘었지만, 3분기 이후에는 관세 영향으로 성장세가 꺾일 가능성을 지적한다.
IBK투자증권 정용택 연구원은 하반기 성장률 반등을 예상하면서도, 대외 변수로 인한 회복의 지속성에는 신중한 시각을 보였다. 정부와 기업 모두 자산 확대와 소비 회복의 흐름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구조적 대응책 마련이 불가피하다. 자동차 업계 역시 내수 시장 중심의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첨단 기술 투자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결론: 자산의 ‘기어 변속’, 자동차 시장의 미래
한국 가계의 순자산 증가는 단순한 통계적 성과를 넘어, 자동차 산업과 경제 전반에 새로운 변곡점을 제시하고 있다. 자산 구조의 변화와 소비심리 회복이 맞물리며, 중장년층의 자동차 소비 패턴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앞으로 자동차 산업이 이 거대한 자산 엔진을 어떻게 활용할지, 그리고 불확실성의 도로 위에서 어떤 주행 전략을 택할지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