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막을 뚫고 들어온 ‘철강 홍수’, 자동차부터 산업 전반까지 충격파

철강은 자동차의 뼈대, 산업의 기초입니다. 최근 한국 자동차업계와 철강산업에 낯선 압력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인도 등 세계 주요국이 중국산 저가 철강에 높은 관세를 매기면서, 예상치 못한 일종의 ‘철강 역류 현상’이 국내 시장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제조사부터 중소 부품업체까지, 가격 경쟁력이라는 이름의 압박이 한층 거세졌습니다.

한국산 철강이 반사이익을 얻을 거라는 기대도 잠시,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수출길이 막힌 중국산 철강이 우회로를 통해 국내 시장을 파고들기 시작했고, 이로 인한 피해가 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자동차, 조선, 건설 등 핵심 산업의 경쟁력마저 위협받는 상황—이제 구조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보이지 않는 손’

중국산 철강 우회 자동차 산업 영향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중국산 철강, 관세의 미로 뚫고 한국으로

자동차 한 대를 조립할 때, 보닛에서 섀시, 차체까지 ‘철강’은 빠질 수 없는 주역입니다. 최근 미국, 유럽연합, 베트남, 인도, 캐나다 등은 중국산 철강의 시장 진입을 막고자 27%에서 50%에 이르는 강력한 관세 장벽을 세웠습니다. 그 결과, 중국산 철강은 더는 전통적 수출 시장을 찾기 어렵게 됐고, 그 우회 대상지로 한국이 떠올랐습니다.

이번 물결은 단순한 수입 증가에 그치지 않습니다. 일부 제품은 공식 통계를 우회하거나, 가공 과정을 거쳐 ‘제3국산’으로 둔갑해 들어오는 사례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원가 절감이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 생태계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반사이익’ 신기루, 현실은 가격 전쟁

중국산 철강 가격 경쟁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국내 철강사 영업이익 급감…자동차업계도 ‘눈치싸움’

중국산 저가 철강이 쏟아지자, 국내 대표 철강사 포스코현대제철의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7.3%, 83.3% 감소하며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강 생산량은 2019년 7,141만 톤에서 지난해 6,668만 톤으로 줄었고, 일부 중소 업체는 공장 가동률이 2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철강의 가격 하락은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수요산업엔 단기 이익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공급망 불안과 기술 경쟁력 저하라는 ‘숨은 비용’을 남깁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값싼 중국산에 끌리면서도, 품질과 공급 안정에 대한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우회 수출’ 기술, 규제 장벽을 무력화

중국산 철강 우회 수출 모습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원산지 둔갑·반제품 가공, 복잡해진 대응 과제

중국은 빌릿(철강 반제품)을 베트남, 멕시코 등으로 보내 현지 가공 후 ‘현지산’으로 수출하는 등, 관세를 피해가는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원산지 표시를 바꿔 수출하거나, 허위 가격 신고 등 탈세형 수출도 늘고 있습니다. 미국은 ‘melted and poured’ 기준으로 생산지 추적을 강화했지만, 국내에선 여전히 빈틈이 존재합니다.

정부는 올해 2월과 6월, 후판과 스테인리스스틸 후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도입했으나, 제도적 미비와 복잡한 우회 경로 탓에 실효성 논란이 이어집니다.

자동차·철강 ‘공생’의 위기, 해법은 어디에

중국산 철강 우회 수입 증가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단기 처방만으론 부족, 공급망 체질 개선 절실

자동차 산업은 철강의 품질과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최근 국내 자동차업계는 저가 철강의 단기 이득과 장기적 위험 사이에서 고민에 빠졌습니다. 지금과 같은 임시 대응만으론 구조적 위기를 넘기 어렵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일관된 통관 관리, 원산지 기준 강화, 업계 간 정보 공유 등 실질적인 ‘공급망 방어전략’입니다. 철강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동차를 비롯한 산업 전반의 생태계 안정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보다 정교하고 선제적인 대응이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