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 생활의 연료비를 다시 생각하게 하다
“자동차 연료값 올랐다” 소식이 들릴 때마다 많은 이들이 주유소 앞에 멈춰 선다. 그런데, 최근 들어선 아침마다 타는 한 잔의 커피에서도 비슷한 체감이 시작됐다. 저렴함으로 무장했던 커피믹스까지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며, 이제는 ‘생활 연료’의 부담이 자동차와 닮아가고 있다.
생활필수품 물가가 줄줄이 치솟는 가운데, 커피믹스마저 두 자릿수 인상폭을 기록했다. 소비자들은 “주유비에 이어 커피값까지 부담스러워졌다”며 생활 전반의 ‘체감 연료비’ 상승을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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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로 느끼는 ‘생활 연비’의 변화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자동차를 운전할 때 연료 효율이 중요하듯, 일상에서도 합리적인 소비가 점점 더 절실해졌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2024년 2분기(4~6월) 집계한 결과, 10개 생활필수품 중 7개 이상이 작년보다 가격이 뛰었다. 특히 커피믹스는 12% 상승, 맛김은 15.8%, 분유도 10.1% 올라 일상 속 ‘소비 연비’를 떨어뜨리고 있다.
브랜드별로 보면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는 12.3%, 동서식품 맥심 모카골드 믹스는 11.6% 오르며, “저렴한 대안”이던 이미지에 금이 갔다. 고정비와 유통비 등 다양한 변수가 복합 작용한 탓에 유통업계의 일시적 할인도 근본적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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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하락, 완성품 가격은 왜 고정 기어에 머무나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연료 원가가 내리면 자동차 오너는 기름값 인하를 기대한다. 그런데 커피 시장은 다르다. 아라비카 커피 원두의 7월 평균 거래가격이 톤당 6401.7달러(전월 대비 13.6%↓, 2월 고점 대비 27.9%↓)로 하락했고, 로부스터 품종도 31.7% 급락했다. 그럼에도 완제품 가격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업계는 “인건비, 물류비, 광고비 등 고정비 부담”을 이유로 든다. 실제로 동서식품은 2023년 11월과 2024년 5월, 주력 커피 제품 가격을 각각 7.7% 인상했다.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들도 예외 없이 가격을 조정하며, 자동차 시장의 ‘고정비 구조’와 비슷한 딜레마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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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환경이 커피값의 ‘외부 변수’로 작동하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자동차 산업이 글로벌 공급망에 민감하듯, 커피 시장 역시 브라질의 수출 정책 변화에 따라 출렁일 수 있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이 미국의 고율 관세 가능성에 맞서 수출 전략을 재조정하면서, 유럽과 아시아로의 공급 분산 움직임이 관측된다.
2023년 기준, 미국은 브라질 커피 최대 수입국이고, 한국은 12번째로 연간 6만 3천 톤을 들여온다. 만약 미국이 관세를 부과할 경우, 글로벌 원두 공급 구조가 흔들리고, 장기적으로 커피 가격에 새로운 파동이 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원두 가격이 단기적으로 안정세이나, 무역과 기후라는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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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커피 한 잔의 선택도 ‘경제 운전’처럼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커피믹스는 오랜 기간 ‘합리적 선택’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최근 가격 경쟁력까지 흔들리면서, 소비자들은 커피 한 잔 앞에서도 주유소에서처럼 ‘계산기’를 두드린다. 할인행사가 이어져도 예전만큼 반응이 없는 이유다.
결국, 원자재값 하락에도 불구하고 커피믹스 등 주요 식품 가격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자동차도, 커피 한 잔도 모두 ‘생활의 연료’임을 실감하며, 소비자들은 오늘도 신중한 선택을 반복하고 있다.